경기회복 맞나?…반도체 회복에도 고유가·강달러·내수부진 여전

경기회복 맞나?…반도체 회복에도 고유가·강달러·내수부진 여전

아시아타임즈 2024-04-23 17:01:25 신고

3줄요약

중동 리스크 가세…고유가에 물가 오르나
상반기 소비자물가 '2%대' 목표 달성 난망

[아시아타임즈=신승민 기자]  최근 반도체와 컴퓨터, 전자, 광학기기 등의 수출이 활발해지면서 경기가 회복세에 오른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소비자 지갑이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따른 고유가 및 강달러도 한국 경제의 앞날에 계속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image 수출입물지수 등락률. (자료=한국은행)

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올렸다. 씨티그룹은 2→2.2%, HSBC(홍콩·상하이) 은행도 1.9→2%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부문이 1분기 수출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UBS는 한국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선도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 무역지수·교역조건'에서도 수출 호조세가 나타났다. 지난 2월 수출물량지수는 132.20으로 2023년 동월보다 3.8% 상승했다. 6개월 연속 상승 행진이다. 2월 수출금액지수는 132.78로 1년 전보다 3.7%나 올랐다. 5개월 동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수출무역지수 상승에는 반도체·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의 영향이 컸다. 수출량도 증가했을 뿐더러 금액도 올랐다. 특히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371.07로 전년 동월 대비 51.8%나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는 65.3% 올랐다.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등의 수출물량지수는 1년간 29.9% 상승했다. 금액은 35.9% 뛰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4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에서도 반도체 등 수출이 리드하는 경기 회복세가 보였다. 2분기 전체 EBSI는 116.0으로 지난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반도체(148.2) △선박(127.6) △자동차·부품(124.5) 등에서 뚜렷한 호조세가 나타났다. E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망이 밝고, 낮으면 어둡다는 뜻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분기 수출입' 자료에서도 '반도체'가 경기 회복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1분기 수출은 1637억달러로 지난해보다 8.3%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50.7% 늘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분기에도 반도체 등 IT 품목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수출 증가로 경기가 회복되는 중이라고 해도 마냥 웃을 수는 없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수출과 내수, 두 마리 토끼가 모두 잡혀야 하는데 내수 경제는 여전히 부진하다. 고물가 등으로 인해 국민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중소기업 동향 3월호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매판매액은 51조9000억원으로 작년 1월보다 1.5% 감소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구매력 약화 등이 원인이다. 중소기업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

연구원에 따르면 해외여행 증가 영향으로 면세점 판매는 99.5% 증가했다. 하지만 고금리 지속 등으로 △대형마트(6.7% 감소) △슈퍼마켓·잡화점(11.2% 감소) △전문소매점(4.4% 감소) 등이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지난 7일 발표한 4월 경제동향에서도 상품 소비를 중심으로 한 소비는 여전히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상품 소비는 지난 설 명절 때 음·식료품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그 외 품목은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 증가세도 미미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100.7)도 지난 2월(101.9)보다 낮게 나왔다.

image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대외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출에 비해 저조한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역동경제'를 내세웠다. 경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구조적인 원인에 초점을 맞춰 경제 역동성을 살리자는 취지다.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의 부담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민생경제 회복 지원도 내걸었다. 

기획재정부는 '사회 이동성 제고 방안'과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강화 방안'을 곧 발표한다. 영세 소상공인 126만명에게 업체당 △전기요금 20만원 △이자 부담 경감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기준 상향(8000만원→1억400만원) 등을 지원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가 회복되려면 우선 소비가 살아나야 하는데 점차 호전되고 있지만 뚜렷하지는 않다"며 "수출만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뒷받침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고금리 등으로 인해 당장 내수 회복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렇듯 내수 회복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속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혼란을 더했다.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마저 고유가와 강달러로 인해 갑작스레 경보음이 울렸다.

고유가는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무역 수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비용이 늘고,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가는 지난달 3.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관세청의 4월 1∼20일 수출입 현황 자료를 보면 해당 기간 수출은 358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1% 증가했지만 수입액이 385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늘어 26억달러 적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수출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중동 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게 되면 전반적으로 경기 둔화 쪽으로 옮겨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부담에 따른 환율 상승도 수출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강화시켜 우리나라 수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작용할 위험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달러에 따른 고환율은 수입 원재료 가격도 올리고 있다. 이에 가공식품 등 물가가 오를 전망이다. 정규철 KDI 선임연구위원은 "중동 리스크는 우선적으로 유가와 환율에 영향을 줘 수입 물가가 오르게 된다"며 "가계 소비와 내수에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고유가·강달러 영향이 원자재 등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즉, 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한 내수부진이 장기화되면 경기 회복세는 오히려 꺾일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소비자 물가 2%대 안착을 목표로 세웠지만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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